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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손자, 할아버지에게 길을 묻다
 안재동  | 2008·01·27 18:37 | HIT : 4,325 | VOTE : 397


손자, 할아버지에게 길을 묻다

삼천리는 쓰레기 강산이다. 70년대 조국 근대화란 기치 아래 전 국토의 산업화와 공업화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방심하는 사이 삼천리는 쓰레기 강산이 되어버렸고 토양오염, 하천오염, 공기오염도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한반도를 살릴 수 있는 기한은 10년도 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다운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민도 이대로 손을 놓고 있어야만 할까?
- 이동근, <내일이면 늦으리>

위 글은 대구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인 이동근 씨의 신간 에세이집 『손자, 할아버지에게 길을 묻다』(도서출판 천우刊)에 수록된 작품들 중의 일부이다.  이동근 씨는 88편의 에세이 작품이 담긴 이 책을 내고 "나도 결혼 초에는 장차 아들딸을 잘 키워 보려는 결의가 대단했다. 그러나 나 역시 대부분의 아버지들처럼 직장생활에 전전긍긍하다 보니 제대로 가정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작년, 아들이 결혼을 하면서 나는 할아버지 대열에 끼게 되었다. 결혼식장에서 아들, 며느리를 바라보면서 아들딸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게으름을 손자, 손녀에게 보상하겠다는 각오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담긴 작품들은 다분히 아포리즘적이다. 작가의 직업이 오랜 기간 교육자란 점과 무관치 않으리라. 하지만 우리시대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현실면에서 도적적·환경적 위기감이 고조 되어 가다보니 이 책에 든 작품 한 편 한 편이 읽는 이의 정곡을 찔러댄다. 사회적 주체상실의 현대인에겐 어쩌면 이 책 한 권이야말로 보약이 될 성도 싶다.

350여 페이지의 분량에 펼쳐진 작가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작가의 경험과 철학이 적절히 배합되어 그 빛을 발하는데, 제1부 '순수 세대에게'에서는 대체로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당면 과제에 대한 작가의 체험담을 위주로 쓰고 있다. '질풍노도 세대에게'로 명명된 제2부에서는 대학에 입학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30세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당면 과제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역시 체험담 위주다. 제3부 '석가헌(夕佳軒) 단상'에는 "망육(望六)의 나이에 인생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하여 느낀 바가 있을 때마다 간간히 적어본 산문들"이라고 밝힌 작품들을 담았다.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할 때 상대의 말에만 신경을 집중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말에는 진실한 말도 있지만 대체로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는 감언이설이 많다. 순수한 마음으로 상대의 말을 전부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이때 우리는 귀로는 상대의 말을 듣고 눈으로는 상대의 눈을 보아야 한다. 상대의 말이 수식이 많고 중언부언하거나 눈맞춤을 회피하거나 사슴 눈처럼 맑지 못하면 상대의 말에는 가식이 있지 않을까를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입을 보지 말고 눈을 보아라>

"이 책은 독자에게 세속적 성공의 길로 안내하지는 않는다. 단지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이 많은 사회,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 있든 자기가 맡은 일을 즐겁게 수행하고 또 최선을 다하는 민주 시민이 많은 사회가 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고 책의 서문에 적고 있는 작가. 책 제목 '손자, 할아버지에게 길을 묻다'의 뜻을 풀이라도 하듯, "미래의 나의 손자, 손녀도 할아버지의 이러한 뜻을 따라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자라줄 것으로 믿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동근 씨는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 동명초등·제천중·제천고 등을 거친 제천사람이다. 육군사관학교(31기)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마친 문학박사이며 월간 <문학세계>을 통해 수필가로 문단에 나온 뒤 세계문인협회 한국본부 대구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육군3사관학교 국어과 부교수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구대학교 국어국문학과(교수)에 재직중으로  『조선후기 전문학연구』, 『문학기행의 이론과 현장』, 『인간의 마을로 가는 길』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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